백돌이 골프 연재 17 ? 초보 여성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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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면인 분과의 해외 라운딩
경험이다. 와이프들끼리는 친분이 있지만 남자들은 캐디 역할 겸 끌려 온 것이다. 첫 티삿은 내가 먼저다. 가볍게 친다는 게 살짝 훅이 나서(그래도 좀 심한 드로우가 아닐까 우기고 싶다) 왼쪽 러프 근처로 날아간다. R사장은 힘차게 드라이버로 똑바로 보내고 있다. 으잉. ‘이 양반 한 칼 하는 거 아닌가’ 긴장감이 밀려온다. 레이디 티박스로
이동해서 우리집사람 먼저 티샷. 잘못 맞아서 오른 쪽 도랑으로 직행.
휴.. 평소에 연습 좀 시켜놓을 걸 싶었다. 오늘
망신 당하는 거 아닌가 걱정이 든다. R사장 와이프도 초보 폼으로 잘 맞지는 않았지만 다행히 앞으로는
나간다. 멀리건 받은 우리 와이프는 또 쪼로가 나서 도랑으로 들어간다.
순식간에 공 두 개를 티샷으로 잃어 버리고 의기소침해 하는 와이프가 너무 안쓰럽다.
천만다행으로 카트를 타고
페어웨이 안으로 들어 갈수 있는 날이란다. 걷지 않아도 되니 그만큼 수월하게 라운딩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여성분들 먼저 세컨샷. 다들 헤맨다. 각각 두 번씩 친 다음에야 겨우 남자들 공이 있는 곳으로 전진할 수 있었다.
오늘 고생 좀 하겠다 싶어진다. R사장의 드라이버가 잘 맞았다고 했는데 현장 검증해보니
나보다 거리가 한참 짧다. 내 거리를 보고 이 분이 놀란다. 당연한
것이 아닙니다. 재수로 잘 맞을 때가 있지요.
100미터 조금 더 남은 약간 내리막이다. 고민하다가
9번으로 그립 짧게 가볍게 치기로 한다. 그러나
젠장. 역시 골프는 가볍게 힘 빼고 쳐야 되는 모양이다. 그림같이
너무나 훌륭하고 강하게 잘 맞아서 그린을 오버하고 만다. 그 동안 갈고 닦은 숏 게임을 써 먹을 때가
왔다. 칩샷이 홀 근처를 지났는데 너무 멀리 달아난다. 그린은
아주 관리가 잘되었지만 잔디가 좀 길다는 느낌이다. 아니나 다를까 퍼팅은 전혀 라이를 먹지 않고 턱없이
홀 미스. 보기로 첫 홀을 마무리한다. 그런데 우리 집사람은
첫 홀에만 대략 10타 정도 친 것 같다. R사장도 칩샷
미스로 더블. 그 분의 와이프도 대충 집사람과 같은 수준.
두 번째 홀부터는 드라이버가
방향성을 찾고 있다. 문제는 아이언과 퍼팅이다. 아이언은
딱히 이렇다 할 실수는 없지만 거리가 맞지 않던지 에임이 잘못 되던지 오락가락한다. 어쩌다 그린에 올린
공도 원펏이 불가능한 홍길동 온이 대부분이다. 계속 보기 행진에 더블보기 두어개. 집사람은 네 번째 홀부터 조금 나아지기 시작한다.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아서 덩달아 나도 즐거워진다.
집사람은 후반에 들어서
감을 잡은 듯하다. 애용하는 7번 유틸리티와 7번 아이언이 제법 잘 맞아서 공을 곧잘 띄운다. 아일랜드 파 쓰리가
나왔다. 남자 거리 138 미터. 7번으로 가볍게 친 내 공이 맞바람에 밀려서 겨우 플랜지에 걸린다. R사장의
공은 오른쪽 벙크로 들어가고 여성분들은 물 앞에서 공포에 질려 바들바들 거리고 있다. 가장 못생긴 공으로
치라고 조언하면서 집사람에게는 7번 유틸리티를 권유했다.
레이디 티에서 겨우 105미터인데도 와이프가 막무가내로 드라이버를 꺼내려고 한다. 겨우
달래서 7번 유틸로 치는데 아뿔사 방책 윗부분을 맞고 물에 빠져버린다.
이걸 보고 있던 또 한 분의 여성은 더욱 사색이 되었다. 집사람은 다시 의기소침해진다. 잘 쳤는데 운이 없었다고 위로해준다. R사장 사모님은 드라이버로
친 공을 물에 빠뜨렸다. 자기가 물에 빠지는 것도 아닌데 엄청 무서워하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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