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팅은 기능이다 -- 박원의 “퍼팅은 본능이다”를 반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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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골프채널에서 박원 교습가가 “퍼팅은 본능 (instinct)이다”는 주제로 강습을 하고 있다. 오늘은 과감하게 실명의 강의를 반박하고자 한다. 첫째는 나의 이해가 맞다면 퍼팅은 기술이고, 기능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박원 씨의 해설을 볼 때 (그는 원래 강습에는 별로 나오지 않은 것 같다) 나의 반박에 대하여 좀 넓은 아량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그분의 인품이나 다른 내용에 대한 반론이 아니고, 공부 내용에 대한 비판이다. 아울러 개념적으로 본능이 아니라는 것이고, 강습 내용이 잘못되었다는 뜻도 아니다. 셋째로는 그분과 나는 체급이 다르다.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차이가 있다. 그렇다고 내가 틀렸다는 뜻이 아니라, 나머지 결론은 읽는이의 몫으로 남긴다.
골프가 본능이 아니듯이, 퍼팅도 본능이 아니다. 그럼 본능이란 무엇인가? 본능이란 ‘저절로 할 수 있음’이라는 뜻이다. 2014 월드컵 축구의 결승이 남은 이 시점에서 생각해보자. 축구는 본능인가? 물론 아니다. 축구는 과학이다. 더 간단히 물어보자. 그러면 어린 아이가 공을 발로 툭툭 차는 행동은 본능이 아닌가? 그렇다 본능이다. 그러면 그렇게 발로 차는 일을 발전시키면 축구다. 그러므로 축구는 본능이다. 과연 그럴까? 다른 예를 보자. 모든 사람은 달릴 줄을 안다. 달리기를 하는 것을 아무에게도 배우지 않아도 달릴 수 있다. 달리기는 본능이다. 그러면 달리기를 발전시킨 마라톤은 본능인가? 그럴까?
다시 말하지만, 공차기와 달리기는 본능이지만, 축구와 마라톤은 본능이 아니다. 긴 막대기로 공을 때리는 일은 본능이지만, 골프채로 골프공을 때리는 골프는 더 이상 본능이 아니다.
따라서 퍼팅은 절대로 본능이 아니다. 퍼팅은 기능이고, 기술이고, 연습이고, 훈련이다. 만일 퍼팅이 본능이라면, 굳이 연습하지 않아도 되고, 그냥 공 앞에 서서 탁 치면 쪼르르 굴러 공이 홀컵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언어의 예를 보면, 모국어를 말하고 듣는 일은 하느님이 주신 본능이고, 읽고 쓰는 일은 우리가 노력해야 하는 인간의 몫이다. 한국어를 배우지 않아도 학교를 가지 않았어도 그냥 어른이면 한국어를 유창하게 말한다. 이게 본능이다. 그런데 말하고 듣는 일도 논리적으로 하고 체계적으로 하려면 두말할 것없이 학습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고급 수준의 말하기와 듣기는 본능으로만 해결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