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남성의 성을 다루는 비뇨기과 의사이다. 그렇다 보니 주변에서 성과 관련된 많은 상담을 받곤 한다. 그런데 가끔씩 당황스러운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비아그라와 골프에 관한 내용이다. "정말로 비아그라를 복용하면 골프 비거리가 늘어납니까?"라는 질문이다.
물론 비아그라는 의사의 처방 아래 살 수 있는 전문 의약품이기 때문에, 발기부전 환자에 한해서 처방이 되고 있다. 그런데 비아그라가 골프 비거리에 도움이 된다는 속설이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처방받은 비아그라를 침대가 아닌 필드 위에서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소문이다. 그렇다면 정말로 비아그라는 거리 늘리기에 도움이 될까?
실제로 해외에서는 사이클 선수들이나 야구 혹은 미식축구 선수들이 비아그라를 복용해서 논란이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2005년에는 이탈리아의 사이클 선수가 80알이 넘는 비아그라를 소지한 채 레이스를 펼치다 적발되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비아그라와 운동 능력의 관계에 대해서는 논란이 지속되어 왔다. 비아그라는 음경 혈관을 확장시킴으로서 발기부전에 도움을 준다. 따라서 같은 원리로 비아그라가 혈관 확장을 일으켜 혈액 및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해 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미식축구나 야구 같은 빅리그 선수들이 비아그라를 암암리에 복용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그래서 비아그라 복용 여부를 도핑 테스트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아직 비아그라와 운동의 관계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이 나와 있지는 않다. 다만 비아그라가 매우 높은 고도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높은 고도에서는 공기 중의 산소 농도가 감소하고 폐 혈관이 수축하게 된다. 그런데 비아그라의 성분이 수축된 폐 혈관을 이완시키고 심폐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