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1/19]블록체인과 NFT를 활용한 회원권 발행 이슈 - 에이스회원권 > 자유게시판

블록체인과 NFT 활용한 회원권 발행 가능한가?

최근 자산시장에서는 특이한 자금흐름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웬만한 자산들의 가격이 급등하다보니 저평가된 자산을 넘어, 아예 새로운 영역의 ‘희소가치 찾기 열풍’이 그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의 중심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흔히 코인으로 부르는 가상자산을 비롯해서, 메타버스와 NFT(대체불가 토큰) 관련 상품들에 대한 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이제는 다소 익숙해진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에서 경험했듯, 투자자들 입장에선 이전에 없던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이들도 희소성 있는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내재되어 있는 듯하다. 그러니 선점효과에 이어 대박을 노리고 여러 분야에 걸쳐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추세가 이렇다보니, 아직은 모호하고 선언적인 단계이지만 회원권시장에서도 변화의 시도들은 목도되고 있다. 최근 효성그룹 계열사인 ‘갤럭시아머니트리’는 NFT 기반의 호텔, 콘도, 골프장 등을 이용할 수 있는 회원권 발행 사업을 논의 중으로 보도 됐다. 이어서 대우조선해양건설 관계사인 ‘한국테크놀로지’는 신사업의 일환으로 발표한 사업 포트폴리오에 콘도 회원권을 가상화폐로 이용하는 개념을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주주총회 안건으로도 채택하면서 적극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기적인 문제인지 아니면 최근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 때문인지 뚜렷한 계획에 대한 발표는 없으나 과거 카카오가 자회사인 카카오VX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골프관련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측하는 시각들도 이미 있어왔다. 참고로 카카오가 스크린골프와 골프장 운영뿐만 아니라, 골프 ‘부킹 에이젼시’업과 골프장 운영 솔루션에 이미 진출하였고 이를 두고 골프업계에선 영세상권 침해를 주장하며 이에 대한 반감이 확대되던 상황이다.

그런데 정작 주요 사업자인 골프업계에서는, 회원권 발행에 대한 고유영역의 침범에 대해 예상외로 무관심한 분위기다. 비록, 주식시장에서는 새로운 생태계의 탄생을 환호하며 관련종목들이 엄청난 호재로 작용했지만 골프업계가 받아들이는 시각에는 그 기술력의 필요성에는 원론적 차이가 있다는 반응이다.

그 문제점은 무엇보다 회원권을 발행하는 회원제 골프장은 소수회원제로 운영하는 특성 탓으로 거래빈도가 주식시장에 비해 비교가 무색할 정도로 상당히 낮다는 특성에서 기인한다. 과거 에이스회원권거래소의 조사에 따르면 골프회원권 거래 경험자들은 평균 2.6년에 한차례 거래를 하는 수준으로 확인된 바 있다. 골프회원권만 놓고 보자면, 최근에 투자적 거래가 증가하고 있는 성향이 뚜렷하긴 하다. 그러나 상당수 거래자들은 국내 자산순위 1%이내의 소수이고, 근본적으로 골프라운딩을 위한 사용가치에 주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시세등락에 따른 매매를 즉흥적으로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변조가 불가능한 디지털 인증기술이 활용은 가능할 수 있지만 사업성면에서는 의문이 갈 수도 있다. 정말, 폐쇄적인 그들만의 생태계 특성을 이해하고 골프나 콘도 회원권 발행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블록체인과 NFT를 활용한 회원권 발행에 대한 외연적 확장을 위한 방법이 무엇일까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규모의 경제가 모든 걸 장악하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특성상, 아마도 이에 대한 답변에 귀추가 모아질 듯한데, 필자의 사견으로는 골프업계의 구조적 변화와 정부정책의 협조가 선결되어야 한다고 본다. 즉, 회원권을 발행할 수 있는 업장이 많아지려면 이들의 시설물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회원권으로 자산 유동화 내지는 다량으로 발행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대중제 골프장들의 편법운영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듯 어떠한 형태로든 회원제 골프장이 아니면 발행을 금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리고 이에 대해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에는 회원 모집을 공개모집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모집하고자 하는 세부사항을 계획서 관할지자체에 제출하여 승인 받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행규칙 15, 16조) 또한 회원 보호의 조치로 내역대로 분양한 것인지 확인하고 회원증서를 발행하도록 의무화 하고 있다. (시행규칙 제17조)

따라서, 몇몇 IT업체들이 제시하는 블록체인과 NFT 기반의 회원권 발행은 회원권 발행 주체인 골프장을 통합해야 하는 문제점을 넘어, 현 법률체계에서는 어렵고 범용성의 가치를 인정받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이를 의식한 것인지 일부 스타트업 중에서는 골프장별 부킹대행업을 바탕으로 회원권발행을 시도하곤 하는데, 이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접목시켰다 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엄청난 소비자 피해를 불러왔던 유사회원권 발행과 사업구조가 동일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물론, 골프가 활황이다 보니 업황이 드라마틱하게 꺾이지 않는 한, 최근에는 골프장들이 이들에게 부킹을 공유할 개연성도 부족하다는 논리다. 

뿐만 아니라, 블록체인과 NFT 기반의 기술은 독자성과 확장성이 인정되고 있지만 벌써부터 각 분야별 사업의 가치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듯하다. 물론 초기단계의 과도기를 거치면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디지털 코드에 대한 소유권과 인증의 기술이 적용될 분야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후행될 것이기에,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분야별 실현 가능여부도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시점은 투자처에 목말라 있는 대중들에게, 구체적 실현 가능성을 떠나 주식과 코인 그리고 기타자산으로 무분별하게 적용분야를 과대 포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면밀하게 살펴볼 시점인 듯하다.

이현균 회원권애널리스트 lhk@acegolf.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