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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부작 소설; [제6부] 부인이여, 용서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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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초 향이 은은히 흐르고 정원에 파란 잔디가 움터 오르는 전원주택 오사장의 집.
깔끔하게 정돈 된 듯 하지만 웬지 모를 싸늘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다른 집처럼 여인의 분내도 없고 아이들의 까르르 웃음소리도 메마른 그의 집은 흡사 속세를 벗어난 절간 같다.
오사장과 두 아들은 모든 제사 준비를 마치고 내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일도 아닌데 무슨 제사냐고 제법 철이 날 나이의 큰 아들 녀석이 묻는다.
“그래 오늘은 너희들 아빠께서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지내는 특별한 제삿날 이란다.”
젯상은 여느 젯상과 비슷했으나 몇 가지 특별한 물건들이 놓여 있었다. 형형색색의 모듬 사탕과 분홍색 니트 스웨터가 젯상 한 구석에 자리하고 있었다.
나는 준비해온 신위와 제문을 꺼냈다. 신위를 향나무 신위 첩에 끼우고 초와 향에 불을 붙였다.
제주로는 오사장의 부인이 평소 좋아하던 매취순이 준비되어 있었다. 큰 아들이 따르는 술잔을 오사장이 받아서 향불 위에 세 번 돌리고 젯상에 올렸다.
오사장과 두 아들은 절을 두 번 하며 고인의 신위앞에 머리를 조아렸다.
나는 준비된 제문을 서서히 낭독하기 시작했다.
“유세차 임오년 삼월 십오일 저녁 애부 오케이는 정부인 이씨 신위 앞에 엎드려 조아리니 부인께서는 차려 놓은 음식을 흠향하시옵고, 부디 애부의 소원을 들어주소서,
상 향.”
나는 제문 낭독을 끝내고 나서 절을 두 번 올렸다. 그리고 오사장과 두 아들도 자리에서 일어섰다. 오사장은 안 주머니에서 지난 밤 동안 준비한[아내에게 바치는 편지]를 읽어 내려간다.
“사랑하는 여보!
당신만을 홀로 저 차가운 땅속으로 보낸 지도 어언 삼년이란 세월이 흘렀소. 당신을 보내고 나서야 당신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따스했는지 깨달은 이 못난 남편을 용서해 주오.
결혼 십년 동안 회사일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결혼 기념일 뿐 아니라, 사랑하는 당신의 생일조차도 잊어버리고 무심히 넘어 간 해가 몇 번인가 헤아리기 어렵소.
남들처럼 화이트 데이에 사탕 한 봉지 사주며 사랑한다는 말 해 주기는 커녕 반찬투정만 했던 이 남편을 꾸짖어 주오. 오늘 뒤늦게 서야 철이든 못난 남편이 늦은 화이트 데이 선물을 올리오니 부디 받아 주시오.
그리고 당신이 백화점 쇼윈도우를 지날 때마다 입고 싶다던 그 꽃 분홍 니트 스웨터도 올리오니 이 어리석은 남편을 어여삐 보아 받아주시오.
당신이 교통사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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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

민이님의 댓글

no_profile 민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 기대 되는 작

카카롯님의 댓글

no_profile 카카롯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 읽으면서 참...저렇게 까지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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