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집에서]슬럼프에도 레드베터의 손을 놓지 않은 미셸 위 > 이강래의 그늘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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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 스윙잉 스커츠 LPGA 클래식에서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미셸 위.

[골프포스트=이강래기자]미셸 위가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 주 롯데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그녀의 골프인생 중 가장 빛나는 순간이었다. 경기 내내 자신감과 여유가 넘쳤고 스윙은 하와이의 거센 바람 속에서도 자유로웠다. 미셸 위는 우승을 거둔 토요일 밤 집으로 돌아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미셸 위가 눈물을 흘린 데는 그 만한 이유가 있다. 오랜 고통의 시간을 이겨내고 원하는 지점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부상으로 인한 스윙의 변화와 성적 부진에 따른 세상의 조롱, 그리고 그로 인한 자신감 상실이란 적(敵)과 싸워야 했다. 부모와 매니저 등 주변의 헛발질도 미셸 위를 힘들게 했다. 그렇지만 미셸 위는 고통의 시간을 이겨내고 필드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미셸 위가 가장 잘한 건 슬럼프 속에서도 스윙코치를 바꾸지 않은 것이다. 미셸 위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지금까지 오로지 데이비드 레드베터 한 명과 함께 일하고 있다. 과거 박세리를 지도하기도 했던 레드베터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장사꾼'이다. 그렇지만 미셸 위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 결과 롯데 챔피언십에서 보여준 대로 하와이의 거센 바람 속에서도 외과수술을 하듯 대회코스를 세밀하게 절개하는 정교한 샷을 개발했다.

미셸 위는 2007년 왼쪽 손목이 세 조각나는 부상을 당했다. 레드베터는 치료가 끝난 뒤 미셸 위의 스윙을 다시 만들기 시작했다. 부상 후유증으로 손목을 잘 구부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2009년엔 발목을 심하게 접질리는 부상을 입었고 2010년엔 추간판 팽창이란 허리 부상을 당했다. 여기에 '무늬만 천재'라는 세상의 조롱 속에 마음의 상처도 깊어 갔다. 만신창이가 된 미셸 위를 일으켜 세운 주역은 스윙코치인 데이비드 레드베터였다.

미셸 위는 스탠퍼드대학을 졸업한 2012년 언론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학업을 마치고 골프에만 전념하게 돼 좋은 성적을 낼 것이란 기대감이었다. 미셸 위는 이에 보답하기 위해 훈련량을 늘리고 골프에 '올인'했다. 하지만 성적은 바닥으로 향했다. 16개 대회에 나가 10번이나 컷오프됐다. 5개 대회 연속 예선탈락했을 때 세상의 비난은 극에 달했다. 좌절감은 골프에 대한 열정을 빼앗아갔다. 레드베터는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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